[제12편]ETF 리밸런싱 방법 — 1년에 한 번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하는 이유
ETF를 사고 나서 그냥 놔두면 되는 거 아닐까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장기 투자니까 사고 나서 신경 끄고 기다리면 된다고요.
그런데 1년쯤 지나서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니 처음 계획했던 비율이 완전히 무너져 있었습니다. 주식 ETF가 많이 오르면서 전체 자산의 90%가 주식 ETF가 되어버린 거예요. 이 상태에서 시장이 폭락하면 타격이 너무 크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리밸런싱을 시작했어요.
리밸런싱이란 무엇인가 — 왜 필요한가
리밸런싱(Rebalancing)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버린 포트폴리오 비율을 원래 계획한 비율로 되돌리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주식 ETF 70%, 채권 ETF 30%로 시작했다고 가정해볼게요. 1년 후 주식 ETF가 20% 상승하고 채권 ETF는 2% 상승했다면, 자연스럽게 비율이 주식 ETF 75%, 채권 ETF 25%로 바뀝니다. 이걸 다시 70:30으로 맞추는 게 리밸런싱이에요.
리밸런싱이 필요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처음 계획한 위험 수준을 유지합니다. 주식 비중이 너무 높아지면 시장 하락 시 손실이 커집니다.
둘째, 고점에서 팔고 저점에서 사는 효과가 있습니다. 많이 오른 자산을 팔고(고점 매도), 덜 오른 자산을 사는(저점 매수) 행동이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셋째, 장기 수익률을 안정화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리밸런싱한 포트폴리오가 그렇지 않은 포트폴리오보다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리밸런싱을 안 하면 생기는 일 — 실제 사례
2019년 주식 ETF 70%, 채권 ETF 30%로 시작한 포트폴리오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2019~2021년 미국 주식 시장이 크게 상승하면서 2021년 말 포트폴리오 비율이 주식 ETF 88%, 채권 ETF 12%로 바뀌었어요. 리밸런싱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미국 주식 시장이 약 20% 하락하면서 이 포트폴리오의 손실은 처음 계획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주식 비중이 너무 높아진 상태에서 하락을 맞이했으니까요.
만약 매년 리밸런싱을 해서 70:30을 유지했다면, 2022년 손실이 훨씬 작았을 것입니다.
리밸런싱 주기 — 언제 하는 게 좋을까
리밸런싱 주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시간 기반 리밸런싱: 정해진 시기(연 1회, 반기 1회)에 무조건 리밸런싱합니다. 가장 단순하고 실행하기 쉬워요. 대부분의 장기 투자자에게 권장되는 방식입니다.
비율 기반 리밸런싱: 목표 비율에서 5~10% 이상 벗어날 때 리밸런싱합니다. 시장 변동성이 클 때 더 자주 리밸런싱하게 되는 방식이에요.
초보 투자자라면 연 1회, 새해 첫 달 리밸런싱을 추천합니다. 1월에 연간 계획을 세우면서 포트폴리오도 정비하는 루틴을 만들면 기억하기 쉽고 꾸준히 실행할 수 있어요.
너무 자주 리밸런싱하면 거래 비용과 세금이 발생하고, 시장 변동에 과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연 1~2회가 적당합니다.
리밸런싱 방법 단계별 설명
실제 리밸런싱을 어떻게 하는지 단계별로 설명합니다.
1단계 — 현재 포트폴리오 비율 확인 보유한 ETF 전체 금액을 확인하고, 각 ETF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합니다.
2단계 — 목표 비율과 비교 처음 계획한 목표 비율(예: 주식 70%, 채권 30%)과 현재 비율을 비교합니다.
3단계 — 조정 방법 결정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 매도 후 매수: 많아진 자산을 팔고, 부족한 자산을 삽니다.
- 추가 매수만: 새 자금으로 부족한 자산을 추가 매수합니다.
세금 측면에서는 추가 매수만 하는 방법이 유리합니다. 매도 시 세금이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가능하다면 월 적립금을 비중이 낮아진 ETF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비율을 맞춰가세요.
4단계 — 실행 조정이 필요한 ETF를 매수 또는 매도합니다.
5단계 — 기록 리밸런싱 날짜, 조정 내용, 조정 후 비율을 기록해둡니다. 나중에 돌아볼 때 유용합니다.
리밸런싱 시 세금 고려사항
국내 주식형 ETF는 매매 차익이 비과세라서 리밸런싱 시 세금 부담이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 상장 해외 ETF나 채권 ETF는 매매 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가 발생합니다.
세금을 최소화하는 리밸런싱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절세 계좌(ISA, IRP) 안에서 리밸런싱하면 세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절세 계좌 안에서 먼저 리밸런싱하고, 일반 계좌는 매도 대신 추가 매수로 비율을 맞추는 방식을 사용하세요.
우리 집 연간 리밸런싱 체크리스트 공개
저희 집은 매년 1월 첫째 주를 '포트폴리오 점검 주간'으로 정해두었습니다.
이 기간에 확인하는 것들입니다. 각 계좌별 ETF 현재 비율 확인, 목표 비율 대비 5% 이상 벗어난 항목 체크, ISA·IRP 연간 납입 한도 잔여분 확인, 올해 세액공제를 위한 IRP 납입 계획 점검, 올해 투자 목표와 월 적립금 재설정.
리밸런싱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1년에 한 번, 1~2시간만 투자해서 내 자산이 계획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이 작은 습관이 장기적으로 큰 차이를 만듭니다.
다음 편에서는 채권 ETF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이 블로그의 모든 내용은 투자 권유가 아닌 개인적인 공부 기록입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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